美 치어리딩 세계선수권 박수갈채엘리트 11위… “발전속도 눈부시다”
한국 치어리딩 대표팀이 28일 미국 올랜도 HP필드하우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팀 스턴트 부문 경기를 마친 뒤 ‘단결하자’는 문구가 새겨진 세계치어리딩연맹 깃발을 펼치고 있다. 올랜도=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숨겨뒀던 마지막 메시지가 공개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28일 미국 올랜도 HP필드하우스에서 열린 ‘2012 치어리딩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한국 스턴트 대표팀의 피날레 순간이었다.
대부분의 국가는 실력을 과시하려는 듯 2m 이상 높이의 ‘인간 탑’ 위에서 자국 국기를 펼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국의 마지막 순간은 달랐다. 태극기 뒤에 준비했던 세계치어리딩연맹(ICU) 깃발을 깜짝 공개하며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기술 경쟁에만 몰두하지 말고 단결과 화합을 강조하는 치어리딩 본연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것이다. 진심이 통했는지 관중은 연신 “코리아(KOREA)”를 외쳤다.
스턴트 종목은 묘기에 가까운 고난도 동작을 연기한다. 최상위 수준인 프리미어, 두 번째 수준인 엘리트 등으로 나뉘어 대회가 치러진다. 한국 스턴트 팀은 엘리트 부문에 출전했다.
▶본보 4월 17일자 A26면 세계무대 도전하는 국가대표 스턴트 치어리딩의 세계
한국은 여성 플라이어(탑 위에서 연기하는 팀원)가 탑 위에서 두 발이 아닌 한 발로 서는 고난도 기술을 썼다. 공중 5m 높이에서 뒤로 돌며 떨어지는 기술도 안정적으로 성공했다. 특히 배경음악을 케이팝(K-pop) 위주로 구성해 관중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약 2분에 걸친 연기 내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춤을 추는 관객도 많았다. 엘리트 부문에 참가한 16개국 중 11위를 했다. 엘리트 부문 1위는 캐나다가 차지했다. 프리미어 부문에서는 묘기 서커스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치어리딩 종주국 미국이 우승했다.
ICU의 한 관계자는 “한국 스턴트 인구가 100명이 안 된다고 들었다. 발전 속도가 눈부시다”고 말했다.
올랜도=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