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레사 현 요크대 교수 ‘판문점에서…’ 출간
한글로 먼저 쓰고 영문으로 옮겨 적었다. 이달 말 2개 언어로 쓴 생애 첫 시집 ‘판문점에 서의 차 한잔’을 펴내는 테레사 현(현태리) 캐나다 요크대 교수.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봄인 줄 알았더니 벌써 여름이네요. 벚꽃이 벌써 다 져서 아쉬워요. 봄이면 벚꽃을 보러 여의도에 가곤했는데….”
지는 벚꽃을 아쉬워하는 그에게서 한국적 정서가 물씬 풍겼다. 나이를 물었더니 “시인에게 나이는 없어요”라고 했다. “어느 한국 시인이 한 말이에요. 멋진 말이죠. 저도 나이는 얘기 안 할래요.” 이국의 시인은 한국에서 시를 배우며 시인의 신비주의까지 익힌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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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로 간 뒤에도 그는 매년 여름 한국을 찾아 문인들을 만났고, 고은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고은 선생님은 학회나 세미나에서 여러 번 뵈었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등단 기회를 주시면서 ‘앞으로는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죠.”
‘관광객 꽉 찬 휴게소/오랜만에 형제끼리/모였다/진달래 활짝 핀 봄날 오후//인파의 소용돌이 속/큰형님 창밖을 내다본다/…저 북쪽 흐린 하늘/보이지 않는 얼굴/…아직도 살아 있을까//두런두런 이야기들 하는데/큰형님 훌쩍 마시네/눈물 한잔’
요크대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현 시인은 전 세계로 확산되는 한류가 반갑다고 했다. 1992년 한국 관련 강의가 개설될 때만 해도 수강생이 4, 5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제 시집을 영어권에서도 출간해 한류를 확산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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