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미사일 도발 위협에 SM-6, 현무-3급 배치론 고개
북한이 13일 장거리로켓을 쏴 올리자 서해에 있던 세종대왕함은 발사 54초 만에 로켓의 비행궤적을 최신예 이지스레이더로 포착했다. 2009년에도 북한의 장거리로켓을 발사 10여 초 만에 포착한 데 이어 또다시 탁월한 탐지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하지만 세종대왕함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는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사실을 곱씹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대왕함의 주무장은 항공기 요격용 SM-2 미사일과 대함 미사일, 대잠 어뢰뿐이고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은 빠져 있다.
이에 세종대왕함에 SM-6 요격미사일을 도입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SM-6 미사일은 최대사거리 320∼400km, 요격고도 30km로 한국군이 추진하는 탄도미사일 하층방어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2009년부터 SM-6 미사일 도입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 해군이 SM-6 미사일을 실전배치하면서 한국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SM-6 미사일은 SM-3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하층방어에 국한돼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 논란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공개된 현무-3급 순항미사일의 이지스함 탑재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에 이어 내년에 실전 배치되는 유성룡함까지 이지스함 3척이 미사일 요격과 북한 전역의 핵심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대북 억지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