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재무장관 회의서 결론… 유럽 재정위기 고비 넘겨
○ IMF 구제금융재원 4300억 달러 확충
G20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폐막과 함께 채택한 공동선언문(코뮈니케)에서 4300억 달러 규모의 IMF 재원 확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유로존 국가(유로화를 쓰는 17개국)들이 가장 많은 2000억 달러를 내놓기로 했으며 일본은 600억 달러를 지원한다. 한국은 영국과 같은 규모인 15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구체적인 참여 액수를 발표한 국가 가운데 유로존, 일본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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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제공하는 150억 달러는 외환보유액에서 융자 방식으로 지원된다. 또 150억 달러는 그대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으로 인정되고, 국내 외환사정이 급하면 바로 돌려받을 수 있다.
한국은 특히 재원 확충 협의가 난항을 겪던 20일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국인 싱가포르와 함께 영국, 호주를 설득해 재원 확충 동참 약속을 받아내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마지막 날인 이날 회의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의심하는 마음으로는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내용의 엘비스 프레슬리 노래(‘Suspicious Minds’) 가사를 인용하며 재원 확충 참여에 난색을 보이던 회원국들을 설득했다. ‘우리는 함정에 빠졌다. 나는 나갈 수 없다(We’re caught in a trap, I can‘t walk out)’는 첫 구절을 암송하고 ”(유럽 재정위기에서 함께) 나갈 수 있다고 말하자”고 주장한 것.
박 장관은 “한국이 150억 달러를 제공하기로 한 건 IMF의 전체 확충 목표액과 G20 의장을 지낸 한국 경제의 위상, IMF의 한국 쿼터 비중, 그리고 다른 G20 회원국들의 참여 규모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 주요국 불협화음은 여전
확충된 IMF의 긴급 구제금융 재원은 최근 재정위기가 악화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을 지원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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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가부도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IMF 재원 확충은 지지부진했던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IMF 재원 확충 소식이 전해진 20일 독일 DAX30 지수는 전날보다 1.18%, 영국 FTSE100 지수는 0.48% 오르는 등 유럽 증시는 대부분 상승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 해법을 둘러싼 주요국들의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당장 IMF에서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은 캐나다와 함께 유럽의 자구노력이 불충분하다는 점 등을 들며 긴급 구제금융 재원 확충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과 브라질 등은 IMF 재원 확충의 전제 조건으로 IMF 내에서 신흥국의 표결권(쿼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IMF는 2013년 1월까지 IMF 쿼터 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미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힘겨루기로 불협화음이 계속될 소지가 크다.
지지부진한 유럽의 자구노력도 재정위기 해결에 걸림돌이다. 재원 확충에 합의한 IMF도 유로존의 과감한 구조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유럽의 과다 채무국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또 다른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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