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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어준-주진우 수사… 선관위 경고 묵살하고 언론인 신분 선거운동

입력 | 2012-04-17 03:00:00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씨와 시사IN 기자 주진우 씨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고발된 주요 내용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개최한 집회와 유세 현장에서 청중을 상대로 행한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이다.

검찰과 서울시선관위에 따르면 김 씨 등은 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거리에서 열린 정동영 후보(강남을·낙선) 유세 현장에서 “여기 1번(김종훈 새누리당 당선자) 나온 사람이 내가 보기에는 재판정에 서거나 아니면 감옥에 갈 사람 같은데 왜 여기 간판 달고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뉴욕제과 앞에서 열린 민주당 임지아 후보(서초을·낙선) 유세 현장에서도 “우리 돼지(김 후보를 지칭)는 이 전체 선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에 와 있다. 김용민은 사퇴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이런 발언이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제60조 1항은 언론인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유권자 의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시선관위는 이들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집회를 개최한 혐의도 있다고 고발했다. 8일 서울광장에서 나꼼수 팬클럽 회원 등 6000여 명이 참가한 ‘나꼼수 삼두노출 대번개’ 행사나 9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앞에서 열린 ‘토크콘서트’가 문제가 된다고 봤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시선관위가 수차례 e메일과 전화로 불법 선거운동이라는 점을 알리고 유세 현장에서 선거법 안내 책자까지 전달하며 경고했지만 김 씨 등은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서울시선관위 고발 내용에 나꼼수 방송은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그러나 “방송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고발이 들어오면 수사할 수도 있다”고 밝혀 나꼼수 방송에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