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사고서 일반고로 전학 늘자 고입 앞둔 상위권 중3 고민내신점수 위한 일반고 진학, 수시에선 무조건 유리하진 않을 수도
게다가 서울시교육청이 당초 폐지하거나 상당부분 수정할 계획이었던 ‘고교선택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3 수험생은 올해도 서울지역의 모든 고교에 지원할 수 있다. 상위권 학생은 △특수목적고 △자립형사립고 △과학중점학교 △강남·서초·목동 등 교육특구 지역의 상위권 대학진학률이 높은 일반고 △내신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비교육특구 지역의 일반고 등 고교 선택의 경우의 수가 다양해졌다. 올해 고입전략을 살펴보자.
○ 내신점수 불리해도 일부 자사고는 여전히 강세
광고 로드중
또 다른 자사고의 C 교감은 “자사고가 내신경쟁에 불리하다고 하지만 일반고도 내신을 중심으로 학습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유리한 건 아니다”면서 “지난해 일반고로 전학 간 1학년 학생이 일반고를 자퇴하고 재입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내신 불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자사고가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은 “학력수준이 높은 학생에게 유리한 논술 및 구술고사에 대비할 수 있고 일반고에 비해 학습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대입 수시모집에서 내신 성적이 합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학교장추천전형’이나 ‘학업우수자전형’ 등은 수시 논술전형이나 비교과활동과 면접이 주요 평가요소인 입학사정관전형과 비교하면 선발 인원이 많지 않다.
서울지역의 한 일반고 진로진학부장 D 교사는 “최상위권 대학에서 내신 성적이 핵심평가요소인 전형에 전국의 각 고교 인문·자연계열 1등 학생만 지원해도 모집 전형의 정원과 비슷하다”면서 “내신 성적으로 최상위권 대학에 가는 전략은 넓은 길을 포기하고 ‘바늘구멍’을 통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또 다른 변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들의 학교장추천전형이나 학업우수자전형 합격생의 평균 내신 성적은 1.3등급 내외지만 많은 학생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했다.
서울소재 상위권대학의 E 입학사정관은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불합격한 학생이 전형별로 40∼50%”라면서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수시전형이 아니라면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성적은 합격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로 입시전문 ㈜하늘교육이 전국의 1380개 일반고 학생 중 2011학년도 수능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고교(852개)는 1등급 비율이 0.9%(3752명)로 미배출 고교(528개)의 0.2%(270명)와 4.5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최상위권 대학 수시모집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가 결국 ‘내신’이라는 인식은 일종의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부 고교의 경우 내신 성적이 전교 최상위권이라도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 자사고 vs 일반고?…교내 프로그램이 중요!
이성권 서울진학지도협의회 회장(서울 대진고)은 “앞으로는 학군이나 과거 진학실적보다는 학교와 교사들의 노력이 고교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해당 고교가 자신의 적성과 특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