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강원 지역서 근무했던 전경 3명 증언
성난 유족 “녹취록 공개하라” 경기 수원시 피살사건 피해자 유족이 10일 수원중부경찰서를 찾아 경찰 수사진에 112 신고 녹취록 등 관련 수사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유족들은 “경찰청장의 딸이 납치됐더라도 그렇게 수사했겠느냐”고 고성을 지르며 분노했다. 수원=뉴시스
전북 지역의 한 경찰서 신고센터에서 전경으로 복무하다 2009년 제대한 A 씨(26)는 “원칙상 전경은 신고전화를 받을 수 없고 행정보조 역할만 해야 하지만 경찰들이 전경대원에게 대신 받으라고 떠넘겼다”며 “내근하는 경찰들은 승진시험 준비를 하느라 바빠 10건 중 6, 7건은 전경대원들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어린 전경들이 신고에 응대하려다 보니 어설프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 번은 직접 무장 강도 신고를 받았는데 사건을 접수하는 동시에 무전 명령까지 내보내야 해 몹시 당황했다”고 기억했다. A 씨는 “때로는 시민들도 경찰이 아닌 대원이 전화 받는 걸 눈치 채고 ‘당장 경찰 바꾸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원 홍천 지역에서 전경으로 근무하다 2008년 여름 제대한 김모 씨(26) 역시 신고전화를 직접 받는 것이 주 임무였다. 김 씨는 발령을 받은 직후 2주 동안 간단한 전화 응대 매뉴얼만 익힌 뒤 곧바로 업무에 투입됐다. 그는 “다급해 보이는 전화는 경찰 직원을 바꿔주지만 대부분 신고전화는 대원들이 알아서 대충 판단하고 응대한다”며 “신참 전경들은 출동 나갔다 온 직후 쉬지도 못한 채 극도의 피로감 속에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모 씨(26)도 2009년까지 1년 3개월간 대전의 한 경찰서 112 치안상황실에서 전경으로 근무하면서 퍽치기를 포함해 5건의 강력사건 신고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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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