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가 2010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을 때 한동안 그의 자리를 넘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정서가 극심한 가운데서도 당선됐고 천안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천안 출신인 그의 부친 고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자는 천안북일고를 세웠고 천안에 한화의 계열사들을 뒀다. 보궐선거 당시 최대 공약이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는 천안이 과학벨트 기능지구로 지정돼 사실상 지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보수진영의 두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가 맞서는 구도인 데다 천안이 최근 들어 야도(野都)의 성격을 띠어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전부터 개방성이 높았던 천안시는 호남 인구의 비율이 토박이(18% 안팎)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규제 덕분에 반사이익을 누려왔던 천안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변인을 맡았던 박완주 후보는 ‘서민 후보’임을 강조하면서 정당 지지 세력의 결집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충남도 기획실장을 지내고 정치에 뛰어든 박상돈 후보는 17, 18대 당선 경력에도 불구하고 자유선진당의 힘이 빠지면서 앞선 여론조사에서 최고 18%에 그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충남도지사에 출마한 전력도 부담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