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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이상곤 박사의 맛있는 동의보감 이야기]매콤한 대파 먹고 감기 뚝!

입력 | 2012-04-04 03:00:00


《우리 일상생활에 밀접한 한의학. 한의학의 근간이 되는 책은 동의보감이지만 그 내용을 일반인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동의보감 중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핵심만 뽑아내 소개하는 ‘맛있는 동의보감 이야기’ 칼럼을 연재한다. 이상곤 박사는 대구한의대 교수를 거쳐 지금은 서울 서초구에서 갑산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낮은 한의학’이란 대중 한의학서를 출간하였다.》

 

이즈음 많은 사람들이 꽃샘추위로 인한 감기로 고생을 한다. 감기를 극복할 뾰족한 방법은 없을까.

뻔한 질문 같지만 답하기는 만만치 않다. 한방에선 그 답을 ‘고뿔’이라는 말에서 찾는다. 고뿔은 감기의 옛말이다. 고는 코를, 뿔은 불을 뜻하는 옛말로 코가 차가워진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불(열)을 낸다는 의미다.

코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온도 조절이다. 코는 영하 40도의 한파 속에서도 0.25초 만에 체온을 36.5도로 끌어올리는 초강력 보일러다. 체온을 유지하려면 차가운 공기가 최대한 천천히 흡입돼야 한다. 외형상 똑바른 것처럼 보이는 콧대지만 그 안엔 구불구불한 오솔길이 나 있는 것도 공기저항을 늘려 찬 공기의 유입 속도를 최대한 늦추려는 인체의 방어책이다. 콧구멍이 직선이라면 폐는 곧바로 동상에 걸릴 터이다.

많은 사람이 콧대가 휘는 비중격 만곡증 진단을 받고 수술을 고민한다. 사실 모든 비중격은 좌우로 약간씩 휘어 체온을 유지하고 습기를 품도록 한다. 많이 휘어진 것이 아니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진화론적 시각에서 보면 백인과 흑인의 코 모양도 주변 환경에 대한 적응의 산물이다. 백인의 코는 춥고 습기 찬 날씨에 적응하도록 좁고 길다. 더운 지역에 사는 흑인의 코는 공기의 흡입과 배출을 빠르게 하기 위해 넓고 펑퍼짐하다. 나라와 지역 환경에 관계없이 좁고 긴 코를 선호하는 최근의 성형 세태는 어떻게 보면 반(反)진화론적 행위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선 코의 양기를 살려야 한다. 그러면 고뿔도 예방된다. 그런 면에서 대파는 코 양기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약재다. 파의 생기는 강력하다. 생기는 살아 오르는 양기의 다른 상징이다. 시들어도 흙에만 닿으면 금세 살아난다. 대파를 먹으면 맵고 따뜻한 성질이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를 한 겹씩 벗기면 찐득한 진액이 겹겹이 쌓여있다. 이는 콧속의 진액을 보충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병균과 이물질을 걸러내는 작용을 한다.

만리장성과 피라미드를 쌓을 때 인부들에게 대파가 제공된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고된 노동을 이기고 질병을 극복하는 데 그만큼 좋은 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파의 흰 부분(총백)에 함유된 성분이 땀을 내 해열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바 있다.

최근 대파의 생산량이 많아 농민들의 고충이 크다고 한다. 대파가 든 국과 찌개를 끓여 꽃샘추위 감기도 예방하고 농민도 도와보는 게 어떨까.

이상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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