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경희 “미래를 열겠다” vs 민주통합당 인재근 “남편 뜻 잇겠다”
■ 유경희 새누리당 후보
서울 도봉갑의 새누리당 유경희 후보가 30일 오전 지하철 4호선 창동역 앞에서 출근하는 시민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 도봉갑 새누리당 유경희 후보는 30일 오전 창동역에서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를 하다 짬을 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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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운영해 온 정치 신인인 유 후보는 악수하는 자세나 표정에서 어색함이 묻어났다. 그러나 “중소상공인이 유독 많은 도봉은 소기업 경영자인 제 마음의 고향이며 제가 대변해야 할 곳”이라며 강단 있는 모습도 보였다.
유 후보는 “지역 연고 없이 낙하산 공천을 받았다”는 공격에 시달려 왔다. 실제 인 후보가 이 지역 3선 국회의원인 김 전 고문의 부인으로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유 후보에겐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인 후보의 인지도를 극복하기가) 힘들고 버겁지만 노력하면 많은 분이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겁니다.” 그는 이날도 노점에서 산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며 오전 오후 쌍문역과 창동을 누볐다.
유 후보는 ‘생활 밀착형 교육·출산, 중소상공인 정책’을 강조했다. 대학생과 지역 초중고교생을 멘토-멘티 관계로 맺어주는 ‘도봉멘토링스쿨’과 30실 규모의 산후조리시설을 갖춘 여성출산건강지원센터 건립,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 후보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영진 씨(46)는 “부부세습, 이념세습보다는 중소상공인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유 후보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 반면 노점상을 운영하는 심모 씨(57)는 “갑자기 날아들어온 유 후보보단 인 후보에게 더 정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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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47) △서울 보성여고, 서울대 법학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 박사과정 △유한씨티산업㈜ 대표이사 △유한콘크리트산업㈜ 대표이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부회장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인재근 민주통합당 후보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가 30일 오전 지하철 4호선 쌍문역 개찰구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30일 오전 7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쌍문역에서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는 궂은 날씨에도 출근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선거운동원 규모는 대여섯 명 정도로 작았다. 대중에게 스며들자는 취지였다. 인 후보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인 후보는 지난해 12월 타계한 ‘민주화의 대부’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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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후보는 민주당의 전략공천 1호 후보다. 남편이 15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지낸 도봉갑에서 이백만 통합진보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 경선을 거쳐 양당 단일후보로 나서게 됐다. 김 전 고문은 4년 전 18대 총선에서 ‘뉴타운 바람’을 맞아 새누리당 신지호 의원에게 1278표 차로 패했지만 ‘정권 심판론’이 부는 이번 선거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은 이곳을 서울 48개 선거구 중 우세를 보이는 5곳 중 하나로 꼽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9일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고, 조국 서울대 교수는 “김근태의 또 다른 이름 인재근을 성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민영 씨(53)는 “김 전 고문은 대인배 정치인으로 오랫동안 지지했다”며 “그의 아내인 인 후보도 지지한다. 동정표가 많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길 씨(71)는 “오랫동안 김 전 고문의 지지자였다. 그러나 인 후보가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자신의 정치를 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인재근 후보는 ::
△인천 강화(58) △인일여고, 이화여대 사회학과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수상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총무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한반도재단 이사장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