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은 26일 열린 취임식에서 ‘글로벌 톱50 달성’을 약속했다. 김 회장이 지난해 하나은행장 시절 점포에 직접 나가 업무를 본 뒤 고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하나금융그룹 제공
김 회장이 26일 취임하면서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 3.0’ 시대를 개막했다. 김 전 회장 체제를 마감한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최흥식 사장-김종준 하나은행장-윤용로 외환은행장’의 새 진용을 갖추게 됐다.
○ ‘글로벌 톱50’ 도약
광고 로드중
김 회장이 글로벌 톱50을 달성하기 위해 처리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외환은행 인수, 하나저축은행 출범 등에 따른 그룹 계열사들의 시너지 극대화다. 특히 하나금융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M&A) 건이었던 외환은행을 향후 어떻게 그룹의 일원으로 융화시킬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은 향후 5년 동안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한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하나금융 임직원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김 회장이 취임사에서 직원들에게 공정한 인사와 보상을 약속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는 “하나금융 안에서는 출신, 학연, 지연 등과 같은 어떠한 편 가름도 있을 수 없다”며 “치우침과 편견 없이 오직 성과로서 인정하고 그 성과에 어울리는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실력과 팀워크만이 평가기준이 될 것”이라며 “성과에 따른 보상은 자긍심을 느끼는 수준 이상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 3.0’시대 개막외환은행 융합시켜… 시너지효과 극대화… ‘글로벌 톱50’ 도전
김승유 전 회장의 숙원사업인 인천 ‘하나금융타운’ 조성을 준비해야 하는 것도 그의 과제로 꼽힌다. 하나금융타운은 김 전 회장이 2007년 스페인의 국제금융도시인 산탄데르를 방문한 뒤 ‘한국판 산탄데르’를 만들겠다며 추진해 온 사업이다. 2015년까지 청라국제도시 내 약 33만 m² 터에 들어서는 하나금융타운에는 하나금융 본사와 정보기술(IT)센터 등이 이전하며, 임직원 5000여 명이 상주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이곳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헤드쿼터로 삼아 금융 연구개발(R&D)센터와 금융전문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연수시설, IT센터, 물류센터 등 핵심 전략기반시설들을 통합 설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술관과 박물관, 공연장, 체육관 등 각종 문화체육시설들을 만들어 그룹 임직원 가족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광고 로드중
하나금융그룹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부드러운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행장 시절 ‘펀(Fun) 경영’을 화두로 내걸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은행장실에 ‘조이 투게더(Joy Together·김정태 회장의 영문약자)’라고 문패를 붙이고 행장실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김 회장은 “주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금융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금융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임직원과 함께 한마음으로 달려가겠다”며 “서민금융과 다문화가정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