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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주꾸미 널 마주하니, 봄이로구나

입력 | 2012-03-21 03:00:00


20일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주꾸미를 고르고 있다. 봄철 제맛을 자랑하는 국산 주꾸미는 요즘 kg당 2만5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해산물이 풍부한 인천지역에서 미식가들은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문어과의 연체동물인 주꾸미는 수온이 올라가는 3, 4월이면 포란기를 맞아 먹이가 되는 새우가 많은 서해 연안으로 몰려든다. 이때 잡히는 주꾸미가 육질이 쫄깃하고 씹을수록 은근한 맛이 우러나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주꾸미 암컷은 흔히 머리라고 불리는 몸통에 쌀같이 들어 있는 ‘알집’ 부위를 씹을 때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낙지는 가을에 암컷의 알집이 꽉 들어찬다. 게다가 주꾸미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 많아 당뇨 예방과 원기 회복, 숙취 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요즘 인천 앞바다에서는 주꾸미 잡기가 한창이다. 지난겨울 비교적 따뜻한 날씨로 바닷물 온도가 크게 오르며 어군이 빨리 형성돼 대표적인 봄철 어종인 주꾸미가 많이 잡히고 있는 것. 지난해에는 이상저온 현상으로 수온이 낮아 어군이 늦게 형성되면서 어획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비쌌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가장 오래된 중구 항동 인천종합어시장에 가면 20여 개 점포에서 싱싱한 주꾸미를 판다.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어시장에서도 배에서 갓 내린 주꾸미를 살 수 있다. 경인전철 인천역에서 가까운 동구 만석부두와 중구 북성부두에서는 어선 40여 척이 조업을 나가 주꾸미를 잡아 온다. 강화도에서는 길상면 선두리포구와 삼산면 매음리포구에서 매일 어선 20여 척이 꽃게와 함께 주꾸미를 잡는다. 주꾸미 가격은 kg당(15마리 안팎) 2만5000원 선. 중국산은 2만 원 정도에 거래된다.

주꾸미는 물때를 감안해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가면 싸게 살 수 있다. 주꾸미를 포함해 문어와 낙지 등은 초승달이나 보름달(음력 1, 15일)이 뜰 때 잘 잡힌다. 썰물과 밀물의 차가 가장 클 때 주꾸미가 새우를 잡아먹으려고 연안으로 나와 그물에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어시장과 포구 주변에 늘어선 식당에서도 주꾸미 요리를 팔지만 경인전철 인천역에서 가까운 동구 만석동에는 주꾸미식당 거리가 조성돼 있다. 알이 꽉 찬 주꾸미와 갖은 채소를 고추장에 볶아 내는 볶음요리를 주로 판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주꾸미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샤부샤부’도 맛볼 수 있다.

국내산 주꾸미는 주로 인천 연안이나 전북 군산, 충남 서천 등에서 들어온다. 국내산을 사려면 원산지 표시를 정확히 확인한 뒤 가급적 살아 있는 것을 사야 한다. 산지에서 살아 있는 상태로 출하해야 높은 값을 받기 때문에 그나마 산 주꾸미가 국내산일 확률이 높다. 주꾸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하얗게 변한다. 신선도가 높은 주꾸미를 사려면 몸통이 갈색을 띠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주꾸미를 만졌을 때 빨판이 짝짝 달라붙고, 색깔이 선명해야 한다. 인천종합어시장 박순관 총무과장은 “주꾸미는 흐르는 수돗물에 박박 문질러 씻어 이물질을 제거하고 물기를 빼 요리하면 된다”며 “수온이 더 올라가는 30일 이후에는 주꾸미가 더 많이 잡혀 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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