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총선 빅매치 2곳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주역이자 ‘검투사’로 불리는 새누리당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39.2%)이 단박에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의 지지율(30.5%)을 넘어섰다.
새누리당은 이영조 전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의 공천 취소 등 공천 작업의 혼선으로 지역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으나 ‘한미 FTA 구도’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FTA 폐기론자인 정 상임고문은 지난해 국회에서 김 전 본부장을 매국노 ‘이완용’에 빗대는 등 김 전 본부장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FTA에 대한 이런 태도는 고스란히 후보 호감도로 이어졌다. 정 상임고문은 인지도에서 92.2%로 김 전 본부장(65.6%)을 월등히 앞섰지만 호감도는 24.3%에 그쳤다. 비호감도(58.2%)가 2배 이상으로 높았다. 반면 김 전 본부장은 호감도(47.2%)가 비호감도(28.4%)를 크게 앞섰다. 정 상임고문은 20대(41.2%)와 30대(44.2%)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29.8%)이 민주당(14.9%)의 2배였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은평을 이재오-천호선
서울 은평을에선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37.3%)과 야권 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32.8%)이 혈전을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 은평을은 이 의원이 15대부터 4선을 한 ‘텃밭’이다. 이번 동아일보 조사에서 이 의원의 인지도는 무려 91.9%에 달했다. 반면 천 대변인의 인지도는 62.8%에 그쳤다. 은평을에는 서민층이 많이 살아 원래 바닥 민심이 여권에 유리하지 않다. 이 의원은 평소 자전거를 타고 부지런히 지역구를 누비며 17대까지는 비교적 무난하게 당선했다.
이번에는 총선 성격을 ‘정권 심판론’으로 생각하는 응답자(41.8%)가 ‘안정적 국정운영’을 바라는 응답자(29.9%)보다 많았다. 20, 30대의 지지율은 천 대변인이 이 의원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2010년 보궐선거와 달리 야권연대도 이뤄졌다.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25.5%)과 민주통합당(25.9%)이 비슷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와 노무현 정부의 ‘입(대변인)’의 맞대결은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