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여부 검수 안한채 제작업체에 대금 지불업체대표-공무원 입건
광주민주화운동 상징물로 건립된 ‘민주의 종’은 2005년 10월 종각이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터에 들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동아일보DB
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14일 “‘민주의 종’과 관련한 몸체 균열, 중량 미달 여부, 제작 기법에 대한 의혹을 수사한 결과, 제작업체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검수책임자인 공무원 B 씨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종이 깨진 채 납품된 사실과 관련해 “2005년 10월 납품 당시에 제작업체가 재정적 이유, 납품시기 문제로 깨진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납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말 비파괴검사(염료침투탐상법)로 몸체에 15cm의 균열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올 1월 초 용접전문가를 통해 깨진 부위를 용접해 붙인 사실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의 종 건립추진위원회’에 검수책임자로 파견됐던 공무원 B 씨가 계약서에 명시된 균열 여부 점검을 위한 비파괴검사, 중량검사 등 검수를 소홀히 한 채 업체에 대금을 지불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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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의 종은 시민 성금 등 14억6000여만 원을 들여 2005년 10월 옛 전남경찰청 차고에 설치됐으나 당시 “종각 위치가 아시아문화전당 터에 편입돼 굳이 서둘러 제작할 필요가 없다”는 여론을 무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주의 종은 6월경 다시 제작될 예정이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