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합동 공연 성사돼야…모든 연주자들의 최종 목표"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합동 공연을 하루 앞둔 13일 파리에서 공개 리허설을 갖고 호흡을 맞췄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지휘로 리허설을 가진 두 교향악단은 두 번째 만남임에도 호흡을 잘 맞춰 정 감독으로부터 "아주 좋다. 잘 한다"는 칭찬을 들었다.
이날 오전(현지시간) 포근한 봄날씨 속에 버스 2대에 나눠타고 리허설 장소인 파리 17구의 '아틀리에 베르티에' 공연장에 도착한 은하수 교향악단 단원들은 처음에는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그러나 지휘자인 정명훈 감독이 등장한 후 리허설이 본격 시작되자 연주에 몰두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을 되찾아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과 멋진 호흡을 연출했다.
정명훈 감독은 이날 리허설 첫 곡으로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 후 "하루밖에 연습을 하지 않았는데도 소리가 무척 좋다"면서 "정말 잘 한다(Tres bien!). 완벽하다(Parfait!)"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공개 리허설 마지막 연주곡인 아리랑을 연습할 때 정 감독은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우리 음악의 섬세한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은하수단원들에게 '안녕하세요'를 불어로 '봉주르(Bonjour!)'라고 한다고 알려주면서 웃음을 유도하는 등 긴장을 풀어주려는 모습을 보였다.
정 감독은 "서로 만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음악을 하면 친구가 될 수 있는데 이게 얼마나 귀한 것이냐"고 이날 합동 공연에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0일 파리에 도착한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들은 11일에는 베르사유 궁전, 12일엔 루브르박물관을 각각 관광했다고 초청자인 라디오프랑스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와 관련, 은하수 관현악단 바이올린 연주자 문경진 씨는 "프랑스에 오니 거리가 아름다웠고 고전 건물이 많은 것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정명훈 선생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프랑스는 아름다운 나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 씨는 남북한 합동 연주 가능성에 대해 "우리 민족이 함께 연주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널리 자랑할만하고 굉장히 좋은 것으로 우리 음악가들이 바라는 마지막 최고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을 이끌고 온 권혁봉 수행단장은 "이번 합동 연주는 북한과 프랑스 사이에 처음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은하수 관현악단이 이번에 제 기량을 발휘해 잘 진행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남북한 간 합동 연주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 민족으로서 북한 인민들이 늘 가슴에 품고 있는 소원"이라며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리허설은 프랑스 TV와 신문 등은 물론이고 일본 언론과 중국 언론 등 20여개 언론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합동 공연은 파리 중심가인 8구의 '살 플레옐' 공연장에서 14일 밤 열린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