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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지영의 인식 수준 드러낸 ‘해적’ 트윗

입력 | 2012-03-13 03:00:00


소설가 공지영 씨는 10일 트위터에 ‘제주도민의 말도, 국회의 예산 삭감에도 아랑곳 않고 시민을 패고 물속에 처넣는 너희들은 해적이 맞다’는 글을 올렸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김지윤 씨의 ‘제주 해적기지’ 발언을 편드는 트윗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대 일부는 공사장 발파 작업이 시작되자 울타리를 절단기로 끊고 침입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시위대가 국책사업을 폭력으로 방해하는 상황에서 행사된 정당한 공권력에 대해 ‘시민을 패고 물속에 처넣는 해적행위’로 규정한 공 씨의 판단력이 한심하다. 시위대는 이전에도 공사장을 점거하거나 시설물을 훼손하고 해군 장병에게 발길질을 했다.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선진국에서 이런 공권력 유린 행위는 단호한 제재를 받는다.
제주 해군기지 사업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 입지 선정, 주민 여론조사,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행정적 절차를 모두 거쳤다. 토지 매입과 보상, 주민투표와 주민소환투표도 이뤄졌다. 국회가 예산을 삭감한 것은 작년에 배정됐다가 공사가 중단돼 쓰지 못한 예산을 올해로 이월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안다면 ‘제주도민의 말도, 국회의 예산 삭감에도 아랑곳 않고’라는 말을 할 수는 없다. 이번 트윗은 공 씨의 인식 수준을 드러내는 경박한 발언이다.

해병대 출신의 고려대 재학생 김이환 씨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나는 대한민국 해적대입니까’라고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그는 ‘고대녀’ 김지윤 씨의 발언이 전체 고려대생의 여론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시위를 시작했다고 한다. 고려대 온라인 학생 커뮤니티는 김 씨를 ‘고대녀’가 아니라 ‘해적녀’로 불러야 한다며 졸업생 한 명 때문에 고려대 전체의 명예가 훼손된 데 따른 불만을 표시했다.

공 씨는 ‘일본행 비행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잘됐다는 아줌마들이 일등석으로 가는 걸 보고 열나고 토할 것 같았다’는 트윗을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한일 항공편에 일등석이 없다는 게 확인되자 이 트윗을 지웠다. 공 씨는 상상력에 바탕을 둔 소설과 현실의 팩트를 구분하는 글쓰기를 하기 바란다. 공 씨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공인(公人)으로서 자신의 글 한 자, 말 한마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작지 않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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