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카페 비쌀 이유 없다” vs “화이트골드 가격 왜 올렸나”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에 무지방 우유를 사용했다’는 남양유업의 공세에 밀리던 동서식품이 “우유를 넣은 커피가 더 비쌀 이유가 없는데도 남양유업이 고가정책을 펴고 있다”며 가격 논란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 동서식품 “카제인이 우유보다 비싸”
동서식품은 8일 “무지방우유 고형분은 kg당 1만2780원으로 기존 커피믹스에서 우유 맛을 내기 위해 쓰고 있는 카제인나트륨(kg당 1만3600원)보다 싸다”고 밝혔다. 이어 “카제인나트륨보다 가격이 6%가량 싼 우유를 넣어 커피믹스를 만들면 가격도 기존 커피믹스보다 그만큼 싸야 한다”며 “남양유업이 ‘우유를 넣은 커피=고급 커피’라는 식으로 고가(高價) 정책을 쓰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비교 방식이 잘못됐다”고 맞받아쳤다. 카제인나트륨의 kg당 가격이 우유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실질적으로 카제인나트륨과 같은 효과(맛)를 내려면 2.5배가량의 우유를 넣어야 해 제조원가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이 우유를 넣은 ‘맥심 화이트골드’를 내놓으며 기존의 ‘맥심 모카골드’보다 가격을 올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또 커피믹스 안에 들어있는 우유 함량이 아주 적기 때문에 ‘우유를 넣은 커피가 몸에 좋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1봉지에 들어있는 단백질, 유당 등 영양성분의 양은 무지방 우유 200mL 한 컵의 20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남양유업 “크리머 시장 진출할 것”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시장에서 단숨에 2위 자리로 치고 오른 기세를 이어 동서식품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크리머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생각이어서 두 회사의 대립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크리머가 커피 외에도 다양한 음식에 사용되는 데다 자판기 커피 등 여전히 수요가 상당하다고 판단해 직접 크리머 제조에 뛰어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크리머는 유제품인 만큼 우유 시장에서는 선발주자이고 규모 면에서도 더 큰 기업인 우리가 동서식품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