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토럼, 오하이오서 1%P 차 2위 등 3개 주서 승리 선전5개 주 이긴 롬니 대세론 맞서 양강구도 유지하는 데 성공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분수령으로 꼽혀온 6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공화당은 확실한 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0개 주 경선이 동시에 치러진 슈퍼 화요일에 대세론을 굳히려 했지만 최대 승부처인 오하이오 주 프라이머리에서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 의원에게 바짝 추격을 당했다. 롬니 후보는 38%, 샌토럼 후보는 37%의 지지를 받아 겨우 1%포인트 차밖에 나지 않았다. 오하이오에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짐에 따라 공화당 경선은 양강의 장기전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롬니는 6일 오하이오 주에 이어 자신의 텃밭인 매사추세츠와 버지니아 아이다호 버몬트 주 등 5개 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샌토럼도 오하이오 주에서 롬니 후보를 바짝 추격한 데 이어 승리가 예상됐던 테네시와 오클라호마뿐 아니라 노스다코타에서까지 1등을 거머쥐는 저력을 과시했다. 샌토럼 후보가 민주당과 공화당이 치열하게 경합하는 ‘스윙 스테이트’ 주에서 선전하자 슈퍼 화요일의 사실상 승자는 샌토럼인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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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후보로는 중도 성향의 표를 흡수할 수 있는 롬니가 샌토럼보다 크게 유리하지만 보수 성향의 공화당원들은 샌토럼에게 많은 눈길을 주고 있다. 특히 남부 지역에선 롬니의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테네시 조지아 오하이오의 출구조사에선 응답자의 60%가 종교가 중요한 이슈라고 대답할 정도였다. 공화당 내에선 11월 대선을 불과 8개월 앞둔 시점까지도 오바마에게 맞설 확실한 후보를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 롬니가 슈퍼 화요일에 사실상 후보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지만 오히려 양강 구도의 지속양상이 나타나자 지루하게 이어지는 공화당 내의 식구끼리 치고받기가 결과적으로 본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슈퍼 화요일에 공화당의 실질적인 후보로 롬니가 부상할 것으로 내다본 것 같다. 그는 슈퍼 화요일을 의식해 6일 백악관에서 자신의 경제 치적을 홍보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롬니의 승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오늘 밤 행운을 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는 롬니가 404명이고 샌토럼은 165명으로 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려면 1144명이 필요해 아직까지 긴 여정이 남아 있다. 뉴욕타임스는 롬니를 맹추격하는 샌토럼의 선전을 조명하면서 “KO 펀치가 없었던 슈퍼 화요일 이후엔 상처를 입힐 전투장이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