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체 탈출 틈새찾기 안간힘
회사 관계자는 “유연탄을 다루던 기존 시멘트 산업의 노하우를 살리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틈새가 무엇일지 찾다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골몰할 때, 오히려 대체에너지가 정착하기 전 단계인 화력발전을 신성장동력으로 택한 것이다.
건설이나 레미콘, 시멘트 산업 등을 주력으로 하다 성장이 정체된 중견그룹들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틈새’를 노리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과 똑같은 분야에서 경쟁해서는 쉽게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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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과 건설 분야가 주력산업인 이수그룹은 이수앱지스라는 자회사를 통해 희귀질환 바이오 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삼성 등 대기업들이 바이오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상 희귀질환 같은 특수 분야로 파고들자는 계획인 것이다.
아주그룹 역시 원래 주력사업 분야는 레미콘, 아스콘 등 건자재였지만 최근 들어 금융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건자재 사업은 중소기업 업종 침해 등의 문제까지 맞물려 있다”며 “중견그룹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그룹인 유진그룹 역시 모기업 격인 유진기업이 레미콘시장 1위이지만 건설경기 부진과 최근 원재료 가격 인상을 둘러싼 시멘트, 건설업계와의 갈등까지 겪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중견그룹들의 신성장동력을 두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 신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재계 순위 50위권의 한 그룹 관계자는 “시장성이나 경제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두고 ‘사실상 도박’이라는 걱정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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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