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동서남북]선거철만 되면… 뚝딱 만들어지는 시민단체들

박선홍 기자

‘인천 행동하는 양심’(약칭 인천동심)이란 자발적 시민단체가 7일 창립한다. 공동대표로 선임될 A 씨는 인천시의회 의원 출신으로 현재 B 구청장의 배우자다. 또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인 C 씨, 목사 D 씨가 공동대표이다. 집행위원장은 개인사업을 하는 E 씨로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고 최근 4·11총선의 인천 모 선거구 예비후보로 지역 언론에서 거명되기도 했다. 이 단체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온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업적을 기리고 유지를 계승 발전하고자 함’을 목적으로 내걸고 있다. 150여 명이 동참한 ‘인천동심’의 이사진 등 주요 인사는 창립총회를 거친 뒤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 인사들은 지역운동을 해 온 ‘목요회’ 출신이다. 의사, 교수, 종교인 등 인천지역 각계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인천동심’은 4일 보내온 자료에서 설립 취지와 추진하는 인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언론사에 보도를 공식 요청한 것. 이들은 인천에서 DJ 추모행사를 두 차례 주관했다. “왜 4·11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창립하느냐”는 질문에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B 구청장도 “배우자가 이 단체에 참여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자료에는 축사를 할 내빈으로 이희호 여사(대리인 대독)와 ‘행동하는 양심’ 이해동 대표, 원로 신부 F 씨, 문화재단 G 이사장의 이름이 올라 있다. G 이사장은 “고문직 제의가 있었지만 사양했고 축사는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인천의 빈민구제 운동의 대부인 F 신부는 “참석은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슈가 생길 때 시민단체가 출범한다. 취재현장에서 화려한 수사(修辭)로 행정당국을 적극 대변하거나 반대하는 단체, 정치집단을 복제한 듯한 목소리를 내는 단체를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인천의 일부 언론이 시민단체의 성명이나 주장을 싣지 않기로 했다. 시민단체가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으로 변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시민단체의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다. “시민단체를 감시할 시민단체를 만들어야 할 지경”이라고 말하는 공무원도 있다. 일부 기업인은 “감독기관보다 시민단체가 더 무섭다”고 한다. 이런 지적은 건전한 시민정신으로 지역운동을 펼치는 시민단체에는 모독이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