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풍선’ ★★★
기발한 상상력으로 개인은 사회나 국가의 소모품에 불과함을 풍자한 연극 ‘풍선’. 국립극단 제공
‘늙은 도둑 이야기’ ‘B언소’ ‘칠수와 만수’ 같은 풍자극에 일가견이 있는 연출가 이상우 씨는 마임이스트 남긍호 씨에게 주인공 우 일병 역할을 맡기고 톡톡 튀는 신체언어를 보여 온 현대 무용가 류장현 씨에게 안무를 맡겨 이 작품의 ‘몸 연기’를 강화했다. 오디션을 통해 엄선한 배우들도 ‘몸 좀 쓴다’는 젊은 배우들이다.
덕분에 매스게임에서 인간 탑을 쌓다가 우 일병의 실수로 무너지는 장면을 바닥에 누운 채 표현한 첫 장면이 절묘했고 우 일병의 ‘기쁨조’로 투입된 댄스그룹의 춤 공연 장면도 흥겨웠다. 하지만 배우들의 지나치게 과장된 표정과 몸 연기가 남발되면서 극 초반의 신선함이 반감됐다. 맥락이 분명하지 않은 이슬람 전사들의 잦은 등장도 극의 흐름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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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고재귀 작. 23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계동 소극장 판. 1만 5000∼3만 원. 02-3279-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