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지역 대표 방한… 집단 이주 가능성 타진
전북도와 장수군은 5일 “후쿠시마 지역 교회 목사이자 비영리단체 대표인 쓰보이 나가토(坪井永人·70) 씨가 지난달 중순 국내 개발업체 관계자와 함께 장수군청을 찾아 이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쓰보이 목사는 “어린이들이 원전사고로 고통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부모들은 안전한 곳에서 아이들이 자라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일본으로 돌아가 주민들과 함께 이주 문제를 협의한 뒤 장수군에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장수군 관계자는 전했다. 목사 일행은 장수 나들목과 가까운 계남면과 천천면 일대를 둘러봤다. 장수군에 오기 전에는 제주 등 국내 몇 곳을 더 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도 장수처럼 말 사육을 많이 하고 벼농사를 주로 짓는 지역이어서 말 산업이 발달한 장수에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장수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장수군은 승마장,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한국 마사고교, 승마체험장 등 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난해 ‘말(馬)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됐다. 2024년까지 1000여억 원을 들여 장계와 천천면 등 71만여 m²에 말 관련 산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수군 유주봉 기획계장은 “일본 후쿠시마와 장수군은 말을 키우는 등 산업이나 생활 유형이 비슷하고, 장수를 깨끗하며 안전한 곳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서류로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아무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주권 등 행정적인 문제와 함께 (원전사고에 노출된) 일본인들이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 확실한 것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장수=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