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이어 역대 두번째 달성
10000점의 행복? 추승균(KCC)이 26일 SK와의 전주 안방경기에서 정규시즌 통산 1만 점을 채웠다. 전날 삼성과의 잠실 방문경기에서 9990점을 기록했던 추승균이 1만 원짜리 지폐를 들고 1만 점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추승균은 26일 SK와의 전주 홈경기에서 2쿼터 종료 2분 7초 전 이정표를 세웠다. 전날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9990점을 기록했던 그는 이날 전반이 끝나기 전에 남은 10점을 꼭 채웠다. 1997년 데뷔해 15시즌 736경기(평균 13.6득점) 만의 대업. 2008년 11월 19일 당시 KCC에서 뛰던 서장훈에 이어 두 번째. 서장훈은 11시즌 462경기(평균 21.6득점) 만에 달성했다.
○ 땀의 결정체
추승균의 별명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다. 서장훈 같은 공격 위주의 선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의외의 기록이다. 특유의 성실성과 철저한 자기 관리의 산물이다. 통산 86.7%의 높은 자유투 성공률은 반복 훈련의 성과다. 추승균은 “열심히 뛰다 보니 이런 날이 왔다. 짜릿했다”며 웃었다. 그는 또 “발목을 다쳐 한 번 쉰 것을 빼고는 부상으로 빠진 적이 없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주위에 좋은 선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현대 시절 그를 뽑은 신선우 전 감독은 “승균이는 윤활유 같은 존재다. 희생하고 배려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이 모든 것이 쌓여 이뤄진 산물”이라고 칭찬했다. 15년 넘게 늘 90kg 안팎의 체중을 유지한 그는 철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부상을 예방했다. 소주 8명을 마셔도 끄떡없는 주당이지만 시즌 때는 철저하게 금주를 실천했고 담배는 피운 적이 없다. 추승균의 부인 이윤정 씨(33)는 “쉬는 날에는 좀 풀어질 만도 한데 개인 훈련 한다고 혼자 체육관을 자주 찾는다. 집에선 기저귀도 갈고 설거지도 해주는 자상한 아빠”라고 자랑했다.
추승균은 1997∼98시즌부터 줄곧 한 팀에서만 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플레이오프(106경기)와 챔피언결정전(47경기)에 모두 최다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5회 우승 기록도 역시 최다. 화려한 경력을 쌓기까지 가시밭길도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주무시다 돌연사하는 아픔을 겪었다. 중학교 때 선배들의 괴롭힘과 사춘기를 겪으며 운동을 그만두려다 어머니의 설득으로 공을 다시 잡았다.
추승균은 “어려움 속에서 잘돼야 한다는 의식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추승균은 5월 KCC와 1년 계약이 끝난다. 올 시즌 목표 중 하나인 1만 득점을 이룬 만큼 이제는 6번째 우승반지를 꿈꾸고 있다. “잘 마무리해야죠. 일단 시즌에 전념한 뒤 회사와 상의해 더 뛰든 지도자로 변신하든 진로를 결정할 생각이에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