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교육청 초등생 무상급식 단가 2580원 결정… 영양교사들 “이의 있습니다”
“지난해 고기반찬이 줄었다는 게 학생들의 큰 불만이었는데 올해는 얼마나 만족할지 모르겠다.”
“예산은 부족한데 학생들의 성장에 필요한 권장 섭취열량에 맞추려면 음식 질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서울 초중고교의 영양담당 교사들이 개학을 앞두고 걱정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비해 무상급식 단가는 적게 올라 식단을 짜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단가를 맞추려면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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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동아일보DB
중1의 단가는 한끼에 3250원으로 책정됐다. 친환경농산물은 50% 이상 사용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쌀을 사용하도록 권장했지만 올해부터는 친환경 쌀 사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영양교사들은 겨우 73원 올려놓고 친환경농산물을 배로 사용하려면 다른 식재료를 싸게 구입해야 하므로 전체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서울 A초교의 영양교사는 “친환경 식재료는 일반 농산물보다 20% 비싸다. 되도록 값싼 제철 재료를 이용하고 육류 소비는 줄일 수밖에 없다. 가격을 우선시해야 하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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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는 정부가 조리종사원의 인건비를 따로 지원하지 않으므로 단가 내에서 인건비와 관리비도 충당해야 한다. 중1의 급식단가 3250원 중에서 식재료비는 2275원으로 초등학교(1980원·우유값은 제외)보다 조금 많다.
서울 B중 영양교사는 “급식의 질이 떨어지면 1학년은 1년 전의 초등학교 때와 비교하며 더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C중 영양교사는 “중고교가 같이 있는 학교는 고등학생의 급식만 따로 만들 수 없다는 점도 고민이다”고 전했다.
비용을 아끼려고 조리종사원을 줄인 학교도 많다. D중 영양교사는 “무상급식 단가의 30%로 인건비와 관리비를 대기 어려워 종사원 1명을 줄였다. 종사원들이 지치면 사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