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는 의혹선수, 떠도는 실명 왜?
구단들 “선수가 결백 주장하면 믿을 수 밖에…”
의혹선수 한명도 확인못해 자체 조사 한계
스프링캠프가 한창이지만 프로야구계의 눈과 귀는 온통 검찰의 경기조작 수사로 쏠려있다. 겉으론 평온해 보이지만 해외 캠프에 머물고 있는 각팀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국내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밑에선 한 가지 정보라도 더 캐내려는 움직임이 부산하다. 경기조작세력과 접촉한 선수가 있는지, 가담한 선수는 있는지 구단별 자체조사도 이중삼중으로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구단들은 공통적으로 “우리 구단에는 (브로커와) 접촉한 선수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선을 긋고 있다. 사건을 전담한 대구지검 강력부(조호경 부장검사)와 프로야구계 안팎에선 연루 의혹을 사고 있는 선수들이 실명으로 거론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구단별 자체조사를 믿어야 할까.
○자체조사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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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구단 감독의 지적처럼 구단별 자체조사는 분명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구속자가 속출하고 있는 프로배구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흥국생명의 모 선수는 구단 자체조사에선 “혈서까지 쓰겠다”며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막상 검찰 소환조사에선 순순히 연루 사실을 자백했다.
○‘문성현 학습효과’?
구단들이 자체조사를 통해 ‘떳떳하다’는 입장을 전해옴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검찰 수사를 관망하고만 있다. 대구지검이 소환조사와 같은 물리적 행동에 착수하지 않은 마당에 KBO 차원의 자진신고기간 설정 같은 대책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구단들은 극도로 신중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넥센 문성현처럼 ‘경기조작을 제안 받았으나 거절한 선수’는 있을 법하지만 ‘제2, 제3의 문성현’을 공개한 구단은 아직 한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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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소환을 기다리고 있는 문성현이 타산지석이라는 얘기다. 어쩌면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불신의 나비효과’가 이번 경기조작 파문을 계기로 프로야구계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