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졸업 김정헌-황기성 씨
24일 열리는 성균관대 졸업식에서 80대 만학도들이 학사모를 쓰게 됐다. 주인공은 근영실업 대표 김정헌 씨(81)와 황기성 씨(80). 이 ‘원로 학부생’들의 약 60년 만의 졸업에 젊은 졸업생들과 학생들은 “인간 승리”라며 입을 모아 축하했다.
김 씨는 6·25전쟁이 한창이었던 1952년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4학년 1학기까지 마친 그는 지금의 ROTC인 학사연대에 입대했고, 전역 후 당시 부흥부(현재의 경제기획원)에 들어가 10여 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1973년부터는 복합재료를 수출하는 무역회사를 운영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과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황 씨는 1954년 성균관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지만 당시 한 학기 6000원(현재 600만 원 상당)의 등록금을 내지 못해 직업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군 제대 이후에도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던 그는 1980년 제1회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해 부동산중개업을 해오다 지난해 은퇴하고 성균관대에 재입학했다. 황 씨는 “졸업 앨범은 아직 가지고 있지만 졸업장을 받지 못한 것이 한(恨)이 됐었다”며 “58년 만에 받은 이 졸업장 덕에 한을 풀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성균관대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2010년 1월 말레이시아 해외 봉사 중 해변에서 파도에 휩쓸린 동료 여성 봉사단원 3명을 구하고 숨진 스포츠과학부 08학번 정요한 씨(당시 24세)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