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공단 “신축 대신 기존역사 활용”… 지역단체 “원안 추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신축하기로 한 호남고속철도(KTX) 정읍역사와 지하차도를 예산 절감과 이용객 저조 등을 이유로 백지화하려 하자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정읍시는 KTX역 신설을 고창 순창 등 인근 시군을 아우르는 교통 중심지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으려는 데 반해 철도시설공단 측은 당장 이용객이 많지 않을 것이고 시민의 불편이 예상된다며 단계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정읍시는 물론이고 전북도 지방의회와 상공회의소 등이 나서 당초 안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고 사전에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지역 정치권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철도공단과 정읍시의 이견으로 촉발한 ‘KTX 정읍역사 신설’ 논란은 정읍지역 선거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총선 예비후보 간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 KTX 역사 신설 지역발전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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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단은 최근 신축 대신 현 역사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김광재 공단 이사장은 2일 김생기 정읍시장과 시민대표 등을 만나 이용객 불편, 역사 이용 저조, 신축에 따른 도심 교통 불편, 역 광장 이용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신축 대신 현 역사 활용 방침을 전했다. 그는 “역사를 신축하게 되면 호남선 KTX 개통시한인 2014년까지 못 맞출 수도 있다”며 “국가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이용객 편의를 위해 기존 역사를 이용하면서 단계적으로 역사와 지하차도 공사를 하자”고 제의했다. 철도시설공단은 4월까지 역사 규모를 조정하고 연말까지 보완 설계를 거쳐 계획을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역 주민 반발 한목소리
신축 계획이 백지화할 처지에 놓이자 정읍은 물론이고 전북권 전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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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나서 국토부의 원안 추진 의지를 추궁하고 민주당도 원안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전북도의회, 전북 시군의장단협회의,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는 16일 “사업 재검토나 축소는 전북도와 호남에 대한 차별이자 국토균형발전을 역행하는 것”이라며 사업 원안 추진을 촉구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