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공사 탓” 불안지하철 공사장 지반 붕괴 오토바이 운전자 1명 숨져
도로 한복판 27m 깊이 구멍 ‘뻥’ 지반이 침하돼 도로가 27m 아래로 꺼지는 사고가 난 인천 서구 왕길동 도로가 포탄에 맞은 듯 뻥 뚫려 있다. 19일 인천지하철 2호선 공사장 지반이 무너져 일어난 사고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음식점 배달원 1명이 매몰돼 숨졌다. 인천서부소방서 제공
인천시소방본부는 18일 오후 3시 19분 인천 서구 왕길동 D아파트 앞 6차로 도로 한복판이 길게는 14m, 짧게는 12m 타원형 모양으로 깊이 27m가량 무너져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구덩이에 빠진 음식점 배달원 C 씨(50)는 사고 발생 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도로가 꺼지면서 수도관과 가스관이 파열돼 왕길동을 비롯한 오류동 일대 2000여 가구에 수돗물과 가스 공급이 9시간가량 중단됐다가 복구됐다. 도로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1주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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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는 이날 오후 완전히 복개됐으나 경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사고현장 왕복 6차로를 전면 통제하고 차량들을 우회 통행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 서구 일대는 월요일부터 출퇴근 시간에 큰 혼잡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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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지반이 꺼지는 사고가 일어난 것은 이달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하철 공사와는 관계가 없지만 12일 인천 계양구 계산역 4번 출구 앞에서도 도로가 가로 0.7m, 세로 4m 크기로 침하돼 1명이 다쳤다. 10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도로 아래 매설된 상수도관이 터지면서 가로 3m, 세로 5m 크기로 침하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시민들은 “그동안 급하게 공사를 밀어붙여 제대로 되는 것인지 걱정했는데 올 게 왔다”며 불안감에 휩싸였다. 인천 서구에 사는 K 씨(51)는 “인천시가 2014년 아시아경기가 열리기 전에 도시철도 2호선을 개통하려고 무리하게 공사를 하다 생긴 일이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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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18일 오전 대책회의를 열고 “16개 현장에 안전점검반과 감리단이 합동으로 20, 21일 긴급 정밀 점검을 실시하고 안전전문진단 업체에도 긴급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