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정권교체와 함께 임기 못 채울 수도” 전망
○ 어윤대-강만수, 내부 반발로 진통
은행권 최초로 직접 사외이사를 뽑겠다고 공언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최근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해 어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에 반대하지 말라”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어 회장의 자택은 물론이고 부인이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대학까지 찾아갔다. 어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아내 직장까지 찾아오는 노조도 있나. 왜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놔두느냐”며 민병덕 국민은행장 및 임원들을 질책했다.
강 회장은 계열사 사장 문제로 심기가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2010년 3월 KDB생명 사장이 된 최익종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임기를 1년 넘게 남겨두고 사표를 던졌다. 최 전 사장은 적자에 시달리던 KDB생명을 2011 회계연도 상반기(4∼9월·3월 결산법인) 흑자로 돌려놓았지만 강 회장이 영입한 김영석 전 KDB생명 고문 등과의 불화로 자진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직서를 강 회장에게 직접 내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제출하는 바람에 의전을 중시하는 강 회장의 분노를 샀다는 후문이다.
○ 현안도 ‘뜻대로 안 풀려’
이 회장은 우리카드 분사(分社), 광주 및 경남은행의 증자 추진 등 굵직한 사업전략이 금융당국의 반대로 잇따라 좌초할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해부터 줄곧 추진했던 카드 분사는 과당경쟁을 우려한 금융위원회의 반대가 워낙 심하고, 광주 및 경남은행 증자는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내켜하지 않는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3명의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올해 말 현 정권과 운명을 같이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 회장의 임기는 2013년 7월로 정권교체 후 가장 먼저 끝난다. 강 회장과 이 회장의 임기는 2014년 3월인데, 역대 산은금융 회장 및 총재의 평균 임기가 2년 미만이고 이 회장은 이미 연임 중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내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