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과학원, 메탄 줄이는 천연사료물질 5가지 발견
○ 350kg 한우 4마리=자동차 1대 온실가스 유발
연구원들은 소에게 뽕잎이나 배추, 갓 등에서 추출한 천연물질 첨가제를 섞은 사료를 먹여, 이 물질들이 메탄을 얼마나 줄이는가를 측정하고 있었다. 소가 내뿜는 메탄 양을 측정하기 위해 홀 보디 체임버뿐만 아니라 ‘후드식 호흡 체임버’라는 장치도 사용하는데 이 장치는 머리 부분만 넣어 트림과 호흡을 통해 나오는 메탄 양을 측정한다. 소에게서 나오는 메탄의 98%가 트림과 숨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장치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소는 위 4개로 음식물을 소화·흡수한다. 특히 첫 번째 위인 ‘혹위’에는 미생물이 음식의 섬유조직을 분해하고, 소가 흡수할 수 있는 휘발성 유기산을 만들어 낼 때까지 발효시키는 일종의 ‘발효탱크’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메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축산과학원의 측정 결과, 170kg급 한우는 연간 28.36kg의 메탄을 배출하고, 350kg급 한우와 600kg급 한우는 각각 43.86kg과 50.89kg의 메탄을 내뿜는다.
○ 2015년 국내 사료 5% ‘그린사료’ 대체
축산과학원 영양생리팀은 2010년부터 사료에 첨가하면 메탄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천연물질을 찾았다. 그 결과 최종 후보물질을 5가지 찾았는데, 특히 뽕잎 등에서 나오는 항균성 물질인 레스베라트롤은 메탄 발생량을 최대 64%까지 줄였다.
레스베라트롤 외에 배추 추출물, 유기황 화합물을 함유한 갓 추출물, 야자유에서 얻을 수 있는 중쇄 지방산, 인삼 등 사포닌을 함유한 식물 추출물이 최종 후보로 뽑혔다. 이들 물질은 57%, 56%, 47%, 10%씩 메탄 발생량을 낮췄다.
김경훈 연구사는 “살아있는 한우의 위에서 위액을 뽑아내 배양액을 만들고, 50가지 천연물질을 넣은 뒤 24시간 배양해 후보물질을 찾았다”며 “현재는 사료에 5종의 후보물질을 섞어 주면서 메탄 저감 정도와 부작용 여부를 실험 중”이라고 말했다.
축산과학원 측은 올해 안에 그린 사료 개발을 끝내고 2015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사료 사용량의 5%를 그린 사료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240만 t의 사료가 사용되고 있는데, 12만 t을 그린사료로 바꾼다는 것이다.
김 연구사는 “외국에서 한 연구에서도 메탄 저감용 사료 첨가물이 소에게 지속적인 저감 효과를 나타낸 적은 없다”며 “이번에 찾은 5가지 첨가물은 천연물질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소의 위 속 미생물 환경을 인위적으로 바꾸지 않는 데다 소가 거부하지 않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원=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