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놀런드 PIIE 부소장(사진)은 13일(현지 시간) 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한 ‘한미 블루스(KORUS Blues)’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무역 의존도가 높고 중간 규모 크기의 개방경제 체제인 한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FTA를 폐기한다는 것은 무모하다”며 “한미 관계에 부작용을 미칠 뿐 아니라 장차 FTA 상대국이 될 다른 나라들한테도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우리 정부가 미국에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통지하면 180일 후에 종료된다’는 한미 FTA 24.5조를 근거로 FTA 폐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나는 그런 주장을 무시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을 계속할수록 나중에 무르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4월 총선, 12월 대선에서 FTA 폐기 이슈가 선거 쟁점이 된다면 내년에 취임할 새 대통령은 큰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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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서는 “FTA 체결국의 국경 밖 제품에 FTA를 적용해 달라는 요구는 미 의회가 매우 싫어하는 사안”이라며 “더군다나 그 나라가 북한이라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은 FTA 발효 1년 후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열어 역외가공지역 지정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를 두고 한국은 ‘개성공단뿐 아니라 북한 내 다른 지역 물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논의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반면 미국은 ‘이미 협상에서 거부된 사안’이라고 판단하는 등 분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