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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목사, 위안부 소녀에 ‘봉선화’ 위로의 연주

입력 | 2012-02-14 03:00:00

노무라씨 “日제국주의 사죄”




목사 겸 사회운동가인 일본인 노무라 모토유키 씨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비를 마주한 채 추모의 뜻을 담아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3일 오전 10시 35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섰다. 한 손에 장미 한 송이를, 다른 손에는 플루트를 들고 있었다.

“일본 제국주의의 잘못을 사죄한다”며 1970년대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빈민구호 활동을 해 온 일본인 목사 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81) 씨였다.

대사관 맞은편에 세워진 평화비 앞에 선 노무라 씨는 플루트를 꺼내 홍난파 작곡의 ‘봉선화’를 연주했다. 손은 긴장한 듯 떨렸고 호흡도 달렸지만 3분 남짓한 연주 내내 진지한 표정이었다. 연주를 마치고 흐느끼기 시작한 그는 평화비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기도를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선 그는 “일제 침략의 역사가 없었더라면 ‘봉선화’라는 노래도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곡 이유를 설명했다.

노무라 씨는 197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고 제정구 전 국회의원 등과 함께 청계천과 경기 화성에 빈민자활공동체의 탁아소를 세우는 등 구제사역에 힘써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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