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주차장-카트없는 쇼핑 불편 ② 인터넷 쇼핑 주문하면 그만③ 전통시장 가격 메리트 잃어 ④ 노점상 신용카드 결제 안돼
①“자가용 이용 고객 전통시장 대신 다른 지역 마트 찾아갈 것”
중앙시장 야채가게 주인 정순희 씨는 “기초지방자치단체(구청)가 대형마트와 SSM의 휴무일을 정하는 현재 방식은 전통시장 살리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용 이용자가 대부분인 마트 고객들이 주차가 불편하고 카트도 없는 전통시장을 찾는 대신 인접 구(區)의 대형마트로 몰리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각 구청이 휴무일을 정하는 현재 시스템에서는 이마트 청계천점이 문을 닫더라도 이 시장에서 10분 거리인 홈플러스 동대문점(동대문구 용두동)과 이마트 왕십리점(성동구 행당동)은 영업을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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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 만난 30대 주부 이승연 씨(35)는 “주말에 마트가 문을 닫으면 다른 날에 장을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송과정에서 변질될 우려가 있는 극소수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물품을 이마트의 인터넷몰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데 굳이 전통시장을 갈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이마트 매장에서 만난 30대 이하 젊은 고객들 중에는 “전통시장은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이도 많았다. 김효연 씨(30·여)는 “마트와 달리 전통시장에서는 어떤 가게에서 파는 식품이 좋은지를 알아봐야 할 텐데 나는 그럴 안목이 없다”고 말했다. 윤소윤 씨(32·여)는 “전통시장에서는 부르는 값 그대로 다 주고 물건을 사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전통시장에 익숙지 않은 나로서는 흥정을 하는 것보다는 마트의 가격정찰제가 편하고 익숙하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서 이들처럼 전통시장 이용 경험이 없거나 적은 30대 이하 고객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49.8%이며 전체 고객 중 40대 이하의 비율은 무려 79.6%에 달한다.
③“시장 물건 가격 싸다는 건 옛말”
전통시장이 가격 면에서도 대형마트에 비해 매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희연 씨(48·여)는 “시장 물건이 마트보다 못하진 않지만 일부 생선 종류를 제외하면 가격이 싼 편도 아니다”라며 “마트가 문을 닫는다고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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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신용카드 안 통하는 노점
중앙시장에서 26년째 반찬가게를 하고 있는 김모 씨(55·여)는 대형마트 강제휴무제 실시를 반기면서도 그 효과가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주차 문제와 더불어 전통시장의 대표적 불편사항으로 꼽힌 신용카드 결제 문제 때문이다. 김 씨는 “젊은 손님들을 잡으려면 카드를 받아야 하지만 노점상이라 사업자등록증이 나오질 않아 카드결제기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