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회장 야구사랑 각별 “소프트볼과 함께 추진해야”
박용성 대한체육회장(72·두산중공업 회장·사진)은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1998년부터 8년간 두산 야구단 구단주였다.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봤다. 두산(옛 OB)은 삼성 롯데와 함께 1982년 프로야구 출범부터 31년째 모기업이 바뀌지 않은 몇 안 되는 팀이다.
박 회장이 두산의 우승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진 건 “스포츠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경기는 의외성이 많다는 거였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을 보세요. 누가 100m 달리기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부정 출발로 실격될 거라고 예상이나 했나요. 프로야구도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거죠.”
박 회장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런던 올림픽에서 야구가 빠진 것을 아쉬워했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9전 전승으로 퍼펙트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야구가 한국 미국 일본 쿠바 대만 등 일부 국가에서만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정식 종목에서 제외했다. 야구 후진국에서 올림픽이 열릴 경우 새로 경기장을 세워야 해 자연 유산이 훼손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런던에서 금메달 10개 이상, 종합 10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으로선 구기 종목 메달 한 개를 놓친 셈이 됐다.
그러나 박 회장은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런던 올림픽은 여자 권투가 생겨 모든 종목이 남녀 종목으로 꾸려진다. 야구 역시 소프트볼(여자)과 함께 올림픽 재진입을 추진하면 된다는 게 박 회장의 얘기였다. “야구와 소프트볼은 경기장을 함께 쓸 수 있어 올림픽 진입에 유리해요. 두 종목 국제연맹이 의견을 모은다면 한국 야구가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는 건 시간문제죠.”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