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사회부 기자
마찰은 울산교육연수원 이전 문제에서 시작됐다. 동구는 대왕암 공원을 시민 휴식처로 만들기 위해 2006년부터 시교육청과 공원 내에 있는 연수원 이전 협상을 벌였다. 2010년 3월에는 이전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연수원 매입비 113억 원도 지난해 울산시 예산에 책정돼 쉽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연수원 신축에 350억∼400억 원이 필요하고 이전 예정지가 너무 좁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동구는 지난해 11월부터 ‘대왕암 공원 보도 및 차도 포장공사’를 명분으로 연수원 진입로 차량 출입을 막았다. 지난달 중순 공사가 끝난 뒤에도 공원 이용자 안전을 내세워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
의견 대립이 엉뚱한 곳으로 확산된 것. 시교육청이 연수원 이전을 약속하고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동구가 차량 진입로를 통제한 것은 지나친 처사다. ‘연수원 이전 압박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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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좁기는 시교육청도 마찬가지. 교사들이 이용하는 연수원을 시와 구 예산만으로 짓겠다는 생각이 그렇다. “연수원 이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없지 않다. 새 연수원을 지어 교직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연수를 받도록 하는 것은 시교육청 몫이다. 두 기관은 울산시민과 교사들을 위해 볼썽사나운 감정싸움을 중단하고 현명한 수습책을 찾아야 한다.
정재락 사회부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