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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지켜달라” 했는데… 무심한 선생님

입력 | 2012-02-09 03:00:00

교사에게 500만원 주며 부탁… 피해학생 “담임이 전학 권유”
교육청, 교사 5명 징계… 학교측 “전학강요 사실무근”




학교폭력 피해학생 부모에게 금품까지 받고도 피해를 막지 못한 강남의 한 사립 중학교 교사들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5일 학교폭력 예방조치 미흡과 직무 관련자로부터 향응을 받은 책임을 물어 강남구 대치동 A중학교 교사 2명을 경징계하고 3명은 경고 처분했다고 8일 밝혔다.

피해자 B 군(14)은 지난해 3월부터 급우 10여 명으로부터 심한 괴롭힘을 당했다. 주모자 C 군은 축구공으로 B 군의 머리를 내리치고 발로 하반신을 걷어차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학교는 지난해 4월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C 군의 반을 바꿨다.

폭행을 주도했던 C 군이 전학 간 뒤에도 괴롭힘은 계속됐다. B 군의 아버지는 지난해 7월 학생부 교사에게 “여름 수련회에서 아들을 지켜달라”며 현금 500만 원을 건넸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은 수련회에서 B 군을 폭행하고 성추행까지 했다. B 군은 20여 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다 지난해 9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로 전학했다. B 군의 일기에는 “선생님이 계속 전학 가라고 회유한다”며 담임을 원망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B 군의 아버지는 지난해 11월 교육청에 진정서를 내고 서울중앙지검에 학교장 등 4명을 폭행방조 혐의로 고소했다. 학교 측은 “담임이 B 군을 괴롭히지 않게 매일 훈화를 했고 학부모에게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각서도 썼다”며 “전학을 강요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학부모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는 교사는 “A 군 아버지와 식사는 했지만 상대방이 돈봉투를 꺼내 급히 자리를 떴다”고 했다. 학교 측은 교육청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