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2000고지 돌파 그리스 위기에도 순항 전망… IT-금융-화학 주목할 만
○ 2,000대 순항 기대감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2,003.73으로 장을 마친 코스피를 두고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약세장이 일단락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한발 더 나아가 유럽 재정위기라는 대형 악재에서 한 발짝 비켜났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일단 유동성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다. 9일 영국중앙은행(BOE)은 통화정책회의에서 회사채 및 국채 매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고 29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실행이 예정돼 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국들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나 경기부양책 발표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그리스 문제가 극단적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면 2,000 선 순항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외국인들도 원화 절상 가능성과 국내 증시의 높아진 기대수익률을 감안해 당분간 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미 기존 악재에 대해 내성이 생겨 그리스와 관련된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져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다면 일시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설사 디폴트를 선언한다 해도 이 여파가 유럽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우려는 차단돼 있다”고 분석했다.
○ 반등 폭 작았던 IT-금융업종에 눈길
김 팀장은 “연초의 주도주들이 2,000 선 이후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작년에 하락 폭이 컸지만 개선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IT와 기계, 건설, 항공 업종이 증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간 박스에 갇혀 오르지 못했던 금융업종이나 화학업종의 상승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에서 최근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덜 오른 종목들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