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부 지역 기록적 폭설… 지붕 눈 치우다 잇단 사망
일본 서북부 지역이 연일 쏟아지는 폭설로 비상이다. 피해지역 가운데는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과 7, 8월 태풍과 폭우 피해를 본 지역도 일부 포함돼 있어 연속되는 자연재해에 주민들이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28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북쪽 홋카이도(北海道)와 동해에 접한 아오모리(靑森) 나가노(長野) 니가타(新潟) 3개 현이 집중적인 피해를 보았다. 지난해 대지진 피해를 입은 나가노 현 사카에(榮) 마을은 26일 하루에만 73cm의 폭설이 내려 올겨울 적설량이 무려 245cm에 이른다. 아오모리 현 아오모리 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누적 강설량이 453cm로 예년 평균(378cm)을 훌쩍 넘었다. 눈이 워낙 많이 내리다 보니 지자체 중에는 올해 예산에 책정해둔 제설비용을 이미 다 써버려 눈을 치우지 못하는 곳도 있다.
27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눈 피해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40명과 600명에 이른다. 사망자의 4분의 3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자로 이들 대부분은 지붕 위의 눈을 치우다 미끄러져 떨어지는 변을 당했다.
폭설이 내린 지역 대부분이 인적이 드물고 고령자들이 많이 사는 마을이어서 사고가 발생해도 조기 발견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지진 피해 지역인 니가타 현 도카마치(十日町) 시와 나가노 현 사카에 마을은 고령자만 남고 청장년층은 대부분 지역을 떠나 제설작업이 늦어지고 피해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2월 상순까지 많은 양의 눈이 계속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