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신지애 “벼락치기 스윙교정이 뼈아픈 부메랑 됐다”

입력 | 2011-12-28 03:00:00

■ 작년 LPGA 1위서 무승 -7위로 추락




신지애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우승 없이 한 해를 보냈다. 세계 랭킹 1위에서 7위까지 떨어진 그는 2012시즌에 대한 각오를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채널A 제공

고개를 갸우뚱하겠지만 신지애(23·미래에셋)도 한때는 ‘괴력의 장타자’였다. 골프를 시작한 지 1년밖에 안 된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는 마음만 먹으면 드라이버로 250야드를 쉽게 날렸다. 언론에는 ‘한국의 로라 데이비스’라고 소개됐다.

26일 본보와 인터뷰에 응한 신지애는 “사실 그때가 지금보다 드라이버는 더 멀리 쳤던 것 같다”며 웃었다. 올 시즌 그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47.7야드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74위다.

신지애는 “어릴 때는 주변에서 ‘멀리 친다’는 말이 칭찬 같았다. 그래서 그런 말을 들으면 신나서 더 세게 치려고 했다. 그런데 골프에서 중요한 건 거리보다는 정확성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후 거리에 신경 쓰는 대신 정확하게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 무관의 제왕

정확한 샷은 신지애의 트레이드마크다. LPGA투어에서 통산 8승을 올렸고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비결은 바로 정확한 샷 덕분이다. 그런데 올해 욕심을 부린 게 화근이었다. “비거리를 늘리면 좀 더 골프를 쉽게 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스윙 교정을 한 게 뼈아픈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올해 그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이맘때 1위였던 세계 랭킹은 7위까지 떨어졌다.

신지애는 “예전에는 단순하게 쳤다. 내 감각을 믿고 스윙을 했다. 그런데 스윙 교정 후엔 어드레스에 들어간 뒤 생각이 많아졌다. 단기간에 바꾸려 했던 게 실수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여자 골프는 청야니 천하다. LPGA투어 7승을 포함해 올해 우승컵만 12개를 들어올렸다. 대표적인 장타자인 청야니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신지애보다 20야드 이상 더 나간다. 신지애는 “비거리는 뒤떨어질지 몰라도 정확성은 자신 있다. 사실 투어에서 많은 선수가 나의 장점을 부러워한다. 청야니는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내년엔 재미있게 경쟁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 라식 후유증은 없다

올해 그의 부진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바로 라식수술 후유증이다. 라식 이후 퍼트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난해까지 20위권이었던 그의 홀당 퍼트 수는 올해 1.76개로 크리스티 커(미국), 미야자토 아이(일본)에 이어 3위다.

신지애는 “우승이 없으니 나온 얘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정말 편하다. 수술해 주신 선생님도 ‘정말 수술은 잘됐는데…’라며 걱정하신다. 결국 온그린 샷이 문제였다. 예전엔 홀 2m에 불이던 걸 올해는 3, 4m에 붙이니까 퍼트가 힘들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퍼트가 잘돼 이만큼이라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 다시 초심으로

1년 내내 투어에 참가하느라 바쁘지만 그는 요즘 꿀맛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김연우의 공연장에서,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2AM의 콘서트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의 짧은 휴가도 이제 끝났다. 신지애는 28일 미국 팜스프링스로 떠나 지옥훈련에 돌입한다.

신지애는 “올해 우승이 없었다는 부분에 대해 많은 분이 안타까워했다. 내년에 더 많이 우승하려고 올해 아껴놨다고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미국에 가면 몸은 혹사하겠지만 마음은 편하고 여유롭게 공을 칠 것 같다. 단시간에 많은 걸 이뤄 목표를 잠시 잃은 적도 있지만 이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루빨리 우승의 물꼬를 터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