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훈 사회부 기자
84건의 추돌로 이어진 이날 사고는 하행선 199km 지점에서 오전 10시 10분 발생했다. 고속도로순찰대(경찰)와 천안논산고속도로(고속도로 관리회사) 측은 20분 뒤 현장에 도착했지만 사고 행렬 앞부분의 수습에 매달려 4km가량 떨어진 후방 쪽 통제는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그사이 추돌은 이어졌고 후방의 피해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 관계자는 “짙은 안개 때문에 폐쇄회로(CC)TV에서도 상황 파악이 안 됐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후방 통제는 고속도로 관리회사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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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오전 11시 36분 점심식사를 함께하기로 했던 친구들에게 ‘사고가 나 갈 수 없다’고 전화한 뒤에야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며 “경찰은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하여 당국의 허술한 사고 대응에 대해 집단으로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사고 지점의 안개와 잔해는 걷혔지만 악몽에 시달렸던 피해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가 천재(天災)의 측면이 있지만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추돌 공포에 시달린 피해자들을 감안하면 경찰과 고속도로 관리회사가 허술하게 대응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인재성 대형 추돌사고의 되풀이를 막기 위해 피해자들의 분노의 소리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길 바란다.
지명훈 사회부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