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해외공사 수주액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716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8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행사에 참석한 A사 사장은 “지난해 실적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따낸 186억 달러짜리 원전공사가 포함돼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내실 면에서 올해가 지난해보다 진일보한 성과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1966년 1100만 달러 남짓에 불과하던 수주액이 56년 만에 5200배 이상 커지면서 덩치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이뤘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내년 수주액이 역대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국내 업체가 해외건설시장에서 폭발적인 수주세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산업설비 부문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산업설비에는 발전소 화학공장 가스처리시설 정유공장 제철소 정유시설 가스저장시설 등이 포함된다. 올해 수주물량의 72%가량이 산업설비 부문에서 나왔다. 반면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국내업체의 해외공사 수주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한 건축은 14%로, 30%대를 유지하던 토목은 10% 밑으로 각각 떨어졌다. 토목과 건축은 중국과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저임 노동력을 앞세워 덤핑 수주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2000년대 접어들면서 이런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산업설비에 진력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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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업체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수주 지역이 다변화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정보기획실장은 “미래 잠재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는 남미에서 올해 61억 달러(23일 기준)를 수주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우즈베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도 수주 물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과거처럼 기름값 폭락 같은 중동지역 리스크로 국내 업체의 해외 수주 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일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