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유공자 최우수상 남기수 제이씨테크 대표의 베트남 성공기
KOTRA제공
지식경제부가 주최한 ‘2011년 해외투자진출 유공자 및 성공·실패사례 시상식’에서 22일 지경부 장관상 최우수상을 받은 남기수 제이씨테크 대표(47·사진)는 베트남 진출 첫 사업의 실패 원인을 묻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사회주의 시스템에 오랫동안 익숙해진 현지 종업원들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일해 달라’는 사장의 주문에 전혀 공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구에서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하던 남 대표는 고질적인 인력난에 염증을 느끼고 2000년대 초반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열풍에 끼어들었다. 그는 “중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것도 고심해 봤지만 초기 정착이 좀 더 쉬워 보였던 베트남에서 호텔 사업을 시작했다”며 “돌아보면 국가나 업종을 선택하는 데 특별한 기준이나 체계적인 데이터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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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호텔 사업을 접은 그는 한국에서 가져온 30만 달러(약 3억4500만 원)를 고스란히 날리고서는 앞길이 막막했다. 주위의 충고로 우선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알아야겠다고 결심하고는 현지 여행가이드로 일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사업 투자자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치과재료를 수입하는 무역회사도 차렸다가 일주일 만에 문을 닫는 등 실패가 이어졌다. 방황하는 그에게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제시한 것은 그의 아내였다. 현지 한국상공인연합회 사무소에 취업해 수년 동안 베트남의 경제발전 과정을 지켜보던 아내는 “건설현장에서 시공 마무리 사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초반 베트남 이곳저곳에서는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페인트 및 방수 등 건물공사를 마무리하는 현지인의 기술력은 턱없이 떨어졌다. 이 점을 간파한 남 대표는 한국인 시공 기술자 등을 영입해 직접 건설 현장을 뛰어다니며 일감을 따냈다.
그는 “당시 베트남의 경제상황이 건설 시공업을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이었고 첫 사업의 실패를 경험 삼아 현지 직원들에게 명령하기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일하면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 게 안정적으로 사업이 자리 잡은 요인”이라고 스스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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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성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면서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면 한국인으로서 우월감을 갖기보다는 현지인들과 서로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남 대표의 제이씨테크 등 6개 기업이 각각 지경부 장관상과 KOTRA 사장상을 받았다. 또 대중소기업 해외 동반진출에 기여한 롯데마트 김종인 상무 등 기업인 6명과 지원기관 관계자 3명이 지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