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공격축구로 전북 현대를 K리그 정상으로 올려놨다. 일명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로 불리는 ‘최강희식 축구’가 한국 축구를 위기에서 구해낼지 주목된다. K리그 챔피언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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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최강희인가?
1 지도력-K리그 우승·대표팀 코치 등 경험
2 소통-선수·팬들과 끊임없는 대화로 교감
3 소신-협회와 친분 있지만 바른말 할 인물
사면초가에 빠진 대한축구협회의 구원투수는 최강희(52) 감독이었다. 21일 공식 발표가 이뤄졌지만 이미 내정됐었다. 조광래 전 감독이 전격 경질된 직후 외국인 사령탑 선임 쪽으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축구계에서는 최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리라는 시선이 파다했다. 경력이나 사적인 부분까지 모든 게 협회가 간절히 원했던 조건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K리그에서의 풍부한 지휘 경험, 대표팀 지도 경력, 소통, 소신까지 갖춘 최 감독은 위기에 놓인 협회가 꺼내들 수 있는 최적의 카드였다.
● 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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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감
최 감독의 선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선수들과 많은 교감을 통해 동기유발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지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작정 윽박지르는 타입이 아니다. 무엇보다 따스한 감성을 지녔다. ‘난 이렇게 보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식으로 정서적으로 다가선다.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안다. 스타부터 입지가 위태로운 2군까지 모두 이끄는 통솔력을 지녔다. 필요한 선수를 영입할 때도 에이전트와 간접 대면이 아닌, 직접 해당 선수를 찾아가 커피 한 잔을 놓고 대화하면서 마음을 움직였다. 부상 선수의 회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선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2009년 챔프전을 지휘했던 장면이나 ‘재활공장장’이란 닉네임에서 볼 수 있듯 쫓겨나다시피 성남에서 이탈했던 이동국과 김상식을 K리그 최고 스타들로 부활시킨 건 유명한 일화다.
● 커뮤니케이션
협회와의 무난한 커뮤니케이션에도 후한 점수를 받는다. 황보 위원장과 최 감독은 대단히 막역한 관계다.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둘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한솥밥을 먹었고, 조 회장과도 남다른 친분이 있다. 협회 고위층과의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광래 감독을 내칠 때 협회는 ‘대표팀 스태프와의 마찰’을 한 가지 명분으로 내세웠다. 또 폭넓은 의미에서 현대가 일원이기도 한 최 감독은 ‘범여권’ 인사에 가깝다. 그럼에도 할 말은 꼭 한다. 황보 위원장은 “협회 내에서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소신 있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팬들과도 소통을 한다. 최 감독은 미니홈피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축구 팬들과 대화를 즐겼다. 단순히 감독과 팬의 입장이 아닌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취지에서였다. 그만큼 열린 마음가짐을 가졌다. 올해 전북이 K리그 정상을 확정한 4일 밤, 최 감독은 코치와 몇몇 선수들을 대동하고 전북 서포터스가 모인 전주 시내의 한 클럽을 찾아가 흥겨운 우승 뒤풀이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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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희는?
● 생년월일: 1959년 4월12일
● 선수경력: 용두초-남대문중-우신고-한일은행-충의(육군)-현대(84년 입단∼93년 은퇴)
● 지도자경력
- 수원 삼성 트레이너(95∼97년)
- 수원 삼성 코치(98∼2001)
- 아시안게임대표팀 코치(2002)
- 국가대표팀 코치(2003∼2004)
- 전북 현대 감독(2005∼2011)
● 지도자 수상 내역: K리그 우승(2009, 2011), FA컵 우승(2005), ACL(2006)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