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의 미래형 콘셉트카 ‘비전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차체 뼈대를 모두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고 외부 판은 합성수지를 사용했다. BMW 제공
차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철강을 대신할 소재로 각광받는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 등은 이전까지 최고급차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중차를 만드는 업체들도 이런 신소재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단 1kg의 차체 감량을 위해 온 힘을 쏟아 붓는 완성차업체와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제품을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되는 철강·소재업체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차량용 신소재 개발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 무게 10% 줄이면 연비 3%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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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에는 대중차업체들이 철강·소재업체와 손잡고 신소재 활용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8일 일본 화학업체인 데이진과 자동차용 탄소섬유 소재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데이진은 내년 초 GM 공장이 있는 미국 북부에 연구개발 거점을 설치하고 이곳에서 GM 연구진과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GM은 차체의 골격이나 보닛 등 주요 부분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차량의 무게를 80% 이하로 가볍게 한다는 방침이다. 2015년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에 이 소재를 사용한다.
포스코는 지난달 일본 도요타그룹 산하 무역회사인 도요타통상과 마그네슘 판재 등 신소재 사업 상호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마그네슘은 철강보다 78%, 알루미늄보다 35% 가벼우며 주로 자동차 부품 경량화를 위한 신소재로 사용된다. 포스코는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강원 마그네슘 제련공장에서 생산되는 마그네슘 괴(잉곳)를 도요타에 납품한다. 포스코는 이 소재를 한국의 르노삼성을 통해 프랑스 르노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선보인 디젤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아이플로’. 독일 화학업체인 바스프가 개발한 첨단 고강도 플라스틱을 차체 곳곳에 활용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 양산 차량에도 신소재 사용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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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앞서 2007년에는 GE플라스틱과 공동 개발한 신소재 콘셉트카 ‘카르막’도 선보였다. GE플라스틱의 신소재 30여 종을 사용해 차를 동급 대비 60kg 가볍게 했을 뿐 아니라 차량 해체 시 재활용 가능 범위도 넓혔다.
실제 양산차량에도 최근 신소재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아차 K5는 히터장치 케이스에 고강도 플라스틱 소재인 ‘글라스 버블’을 사용했다. 현대차 쏘나타의 문짝 아래 테두리 마감재로는 점토광물을 활용한 ‘클레이 나노 복합재’를 사용해 일반 고무 부품보다 20% 가볍게 했다. 현대차 ‘에쿠스’에 들어가는 8기통 타우엔진과 ‘제네시스’의 람다엔진의 일부 부품은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