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2013년 승강제 실시를 목표로 7월 TF팀이 꾸려진 뒤 5개월 이상 공 들인 한국형 승강제 모델의 기본 안이 발표될 예정이었다. 얼마나 잘 했을지 궁금했고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가장 기본적인 1부 리그 팀 숫자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연맹은 “12팀으로 하려 했지만 도시민구단이 반대해 1월 이사회 때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부 리그 팀 숫자는 승강제 시행에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도시민구단 주장대로 14팀이 남으면 상주 상무를 제외하고 고작 1팀 강등된다. 승강제 시행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연맹도 잘 알고 있다.
연맹은 2∼3개월 간 수차례 실무위원회, 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해 12팀으로 결정했다. 그래놓고는 도시민구단의 반발에 금방 꼬리를 내렸다. 16개 구단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폭 넓은 의견수렴도 좋지만 때론 불도저 같은 추진력도 필요하다. 앞으로 수많은 난관이 있을 텐데 일부 집단의 단체행동이 용인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또한 승강제는 프로연맹만의 것이 아니다. 승강제 핵심은 2부 리그의 자생력에 있다. 1부 리그 잔류 팀이 안 정해졌으니 2부 리그 팀 숫자도 확정하지 못했다. 프로연맹과 실업연맹이 ①클럽 라이선스 ②가입금, 발전기금 면제 여부 ③지원금 범위 등을 하루 빨리 논의해야 하는데 또 한 달이 미뤄졌다. 실업연맹 관계자는 “수학능력시험(가이드라인)을 봐야 대학(2부 리그)을 갈지 말지 결정하고 움직일 텐데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된 게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연맹 지도부에게 당부하고 싶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