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웨이’ 장동건-오다기리 조 무색하게 하는 특급조연 김인권※ 신스틸러(Scenestealer) : 주연 못지않은 조연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2일 개봉하는 강제규 감독의 300억 대작 영화 ‘마이웨이’에서 그가 김준식(장동건)의 동료 인력거꾼 이종대 역으로 등장해 “은수야, 난 네가 아시아에서 젤 이쁜 것 같애”라는 대사를 날릴 때까지만 해도 그는 다시 예전 식의 코미디를 풀어낼 것 같았다.
“여긴 경성도, 노몬한도 아냐! 위대한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이야! 내가 천황이고 대좌야!” 전쟁의 참화를 겪은 이종대는 소련군 포로수용소에서 광기 어린 ‘안똔’으로 180도 변화한다. 그의 입체적인 연기가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한중일 스타의 존재감을 무색하게 한다는 평까지 나온다.
‘마이웨이’를 통해 그는 명암을 가로지르는 연기의 폭을 펼쳐 보였다. “벌목장에서 다쓰오(오다기리 조)의 오른팔을 죽여놓고 ‘사람 죽는 거 처음 봐, 새끼들아? 일해!’라고 일갈하죠. 제가 해놓고도 ‘와, 진짜 나쁜 놈이다’ 했어요. 전쟁이란 실제로 사람을 그리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안똔’ 이종대 역의 강렬함을 배가하기 위해 직접 막가위를 들고 삐죽삐죽 머리를 잘랐다고 했다. ‘광기’와 ‘코믹’ 중 무엇이 더 재미날까. “광기는 연기를 끝내도 일상에 묻을 때가 있어요. 조심해야 하죠. 웃음이나 슬픔의 감정이 스크린을 뚫고 관객에게 전달될 때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오래오래 기억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입니다. 안성기, 박중훈,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처럼.”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