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총리 “평화비 철거해달라”… MB “조치 없을땐 제2, 3의 碑”
이명박 대통령(왼쪽)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18일 일본 교토 영빈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 대통령은 이날 교토(京都) 영빈관에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한일 양국은 공동번영과 역내 평화, 안보를 위해 진정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 걸림돌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데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할머니들의 마음을 풀어주지 못해 한국과 일본의 미래관계에 걸림돌이 생겨선 안 된다”며 일본의 성의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 한일정상회담 발언 90% 위안부에 할애 ▼
양국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는 종종 거론됐지만 이날처럼 이 문제만 고강도로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57분 동안의 회담에서 의례적 인사말을 제외한 발언의 90%를 위안부 문제에 할애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다 총리는 이에 “(한일 수교협상 때 완전히 종결된 사안이라는) 우리의 법적 입장은 반복하지 않겠다. 일본은 인도주의 배려를 해 왔고 앞으로도 인도주의 견지에서 지혜를 내겠다”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한 걸음 더 나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비가 세워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대통령께 철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보였다면 안 일어났을 일로, 성의 있는 조치가 없으면 (위안부) 할머니 한분 한분이 돌아가실 때마다 제2, 제3의 평화비가 세워질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노다 총리는 정상회담 뒤 일본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이 한국 국회의원의 독도 방문 등에 대해 항의했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한일 정상 만찬이 시작되기 전 수행원 대기 장소에서 겐바 외상이 비공식적으로 얘기를 걸어왔다”면서 “겐바 외상은 독도 구조물 설치와 국회의원 방문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17일 오사카 동포간담회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영원히 한일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는 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토=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