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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장희]日정부, 위안부 문제 이젠 끝내라

입력 | 2011-12-13 03:00:00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된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 주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14일로 1000회를 맞는다. 약 20년간 지속된 수요집회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많은 성과를 남겼다. 국내적으로는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일제 식민역사를 잊지 않고 역사 정의를 확립하는 산 교훈을 주었다. 국제적으로는 사실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던 일본으로 하여금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유리한 국제여론을 조성했다.

양국간 진정한 화해 위해 필요

정대협이 수요집회를 시작할 때는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일제 청산 문제가 해결된 것을 민간단체가 새삼 문제를 삼아 한일 간 우호관계를 다시 금가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정대협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가며 유엔인권위가 열리는 제네바를 자비로 방문해 위안부 문제를 국제 이슈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매주 수요집회를 열어 한일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양국 국민의 양심을 움직이는 데 주력했다.

1953년 10월 한일협정 제3차 본회담 제2차 본회의에서 구보타 간이치로(久保田貫一郞) 일본 수석대표는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추후 그런 불법사실이 밝혀진다면 일본이 전적으로 국가 배상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위안부 문제가 역사의 진실로 밝혀지자 1992년부터 일본 정부는 말을 교묘하게 바꾸기 시작했다. 즉, 있기는 했지만, 가난한 한국 여성들이 돈벌이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의 강제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국제법은 일본의 거짓을 방치하지 않았다. 1994년 11월 국제법률가협회(ICJ)의 최종보고서는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와 인도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범법자를 처벌하지 않은 책임에 배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인권위도 특별보고관을 임명해 일본 정부의 국제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1996년 작성했다. 1996년 2월 국제노동기구(ILO)의 전문가위원회 연차보고서도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1932년 비준한 ‘강제노동금지협약’ 위반인 성노예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하원도 2007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렇게 일제강점기 중 일본의 한국 여성에 대한 성적 노예 행위는 인도에 반하는 전쟁범죄로 1968년 유엔 결의에 따른 공소시효도 적용받지 아니하므로 일본은 국제법상 국가 책임이 있음이 명백히 밝혀졌다. 그럼에도 일본은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강변하면서 버티고 있다. 그러나 2005년 8월 한일회담 관련 문서 공개 이후 ‘한일회담 문서 공개 후속대책 민관공동위원회’는 한일 청구권협정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식민지배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샌프란시스코조약 제4조에 근거해 양국 간 재정적 민사적 채권·채무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위안부 문제처럼 일본 정부와 군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유권해석했다.

법적 책임 인정하고 배상해야

일본 정부는 한일 청구권협정을 왜곡 해석하지 말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상응하는 실천을 성실하게 하기를 바란다.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일본 정부에 외교문서의 전면 공개, 위안부 문제의 전쟁범죄성 인정, 성실한 진상 규명, 일본 의회 사죄 결의, 법적 배상 실천, 역사교과서에 정직하게 기록, 위령탑과 사료관 건립, 책임자 처벌 등 8가지를 요구한다. 일본은 한일 간 진정한 화해 그리고 동북아 평화를 위해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