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식이 발동한 박 소방관은 평상복 차림으로 현장에 설치된 옥내 소화전을 잡고 불을 끄기 시작했다. 박 소방관은 “20분간 정신없이 불을 끄긴 했는데, 그냥 놔두었으면 차량 바로 위 대형 팬이 손상돼 터널 내 사람들이 질식 사고를 당할 뻔했다”고 전했다.
화재 진압이 끝날 때쯤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도착했고, 박 소방관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
동료들이 인터넷에 이 소식을 알렸고, 박 소방관은 7일 인천을 대표하는 ‘2011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됐다. 에쓰오일은 2006년부터 ‘소방영웅 지킴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매년 영웅 소방관을 뽑고 있다. 올해 박 소방관을 포함한 8명이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됐다.
박 소방관은 평상시에도 틈틈이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휴무일을 이용해 매달 두 차례 인천과 경기 안양시의 복지시설을 찾아가 목욕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일반 시민들도 위기 상황에서 도망만 갈 게 아니라 화재 초기엔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