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긍정적, 우량주 계속 보유… 순매수 車업종 소폭하락도 한몫”
외국인투자가들이 8월 폭락장 이후 한국 증시에서 7조 원어치 이상을 팔았지만 외국인 주식 비중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 전반을 내다파는 ‘셀 코리아(Sell Korea)’ 전략을 펼친 게 아니라 종목별로 팔거나 사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보유주식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폭락장 직전인 7월 29일 32.14%에서 이날 33.11%로 상승했다. 외국인의 보유주식 가치는 7월 말 386조8446억 원에서 이날 347조3271억 원으로 10.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203조5782억 원에서 1049조1411억 원으로 12.83% 줄었다. 외국인이 7월 말 이후 7조349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도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은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코스피 평균에 비해 덜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국거래소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 전반을 매도한 게 아니라 대형 우량주는 계속 보유한 때문”이라며 “한국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은 8월 폭락장 이전 증시를 이끌었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가운데 자동차 주식은 팔지 않거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8월 이후 현대모비스를 6354억 원어치 사들였고 현대차도 136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7월 29일 41.37%에서 11월 30일 41.63%로 늘어났다. 외국인은 8월 이후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도 1000억 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반면 OCI(―3084억 원), LG화학(―2355억 원) 등은 대규모 매도로 대응했다. 외국인이 보유했거나 사들인 자동차업종 등은 8월 이후 한 자릿수 하락에 그쳤으나 내다판 화학주들은 30% 이상 폭락했다. 외국인의 집중매도 대상이었던 OCI는 8월 이후 11월 30일까지 44.5% 하락했고 LG화학도 31.4% 떨어졌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